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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인, 특히 전자공학도들이 많은 정보를 얻어가길 바라며.. 책 냄새가 나는 블로그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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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에 해당되는 글 1

  1. 2013.07.30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양찬순 저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심리학계에서 나온 연구결과 중 '고슴도치 관계'라는 것이 있다. 어느 추운 겨울날 바깥에 두마리의 고슴도치가 있었는데, 살에 에는 바람에 견디지 못해 서로 가까이 다가가다가 상대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는다. 깜짝 놀라 다시 물러서지만 서릿바람을 견디기 힘들어지기 시작하고, 가까이 가며 찔리고 물러나기를 반복하며 결국 서로에게 찔리지 않으면서 체온을 나눌 수 있는 간격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인간관계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기초 상식과 배경지식을 가르쳐주는 곳이 학교라지만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는 정확한 답을 내려 주지 못하고 결국 어른이든 아이든 상관없이 찔리면서 배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우는 것이 '까칠함'이다.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그리고 상대를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적절하게 상대를 밀어낼 줄 알아야 하고 이래서 우리는 까칠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까칠해진다고 다 괜찮은 것일까?

 

 

 


 필자 또한 고슴도치이고, 이 책을 읽은 후 꽤나 많은 도움이 되었기에 읽으면 읽을수록 이것을 혼자만 알기에는 아쉬워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심리학 관련 도서라고 하면 딱딱한 개론서나 옛 철학자들의 이론을 생각하기 쉬운데 반면 이 책은 '나'와 '상대'의 관점에서 서로가 어떻게 다르게 보일 수 있는지를 명쾌하게 나타내 주어 이해하기가 쉽다.


 이 책의 저자인 양창순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대인관계 클리닉 전문 상담가이다. 물론 그녀도 처음부터 인간관계라는 부분에 대해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며 상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양의 지식을 쌓았고, 그러면서 세상에는 상상 이상으로 '고슴도치'가 많다는 것을 깨달은 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출판했다고 한다. 그러한 결과물인 이 책에는 우리가 왜 서로의 가시를 무서워하는지와 그것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 그리고 자신의 가시를 다듬는 법 등이 담겨있다.

 


 

 사회라는 정글을 살아가며 나라는 고슴도치의 눈에는 사람들이 다종다양한 동물과도 같이 비쳤다. 여우와도 같이 사람들을 잘 다루는 사람도 있었고, 먹이를 잡아먹을 때 눈물샘이 눌려 슬프지 않은데도 눈물을 흘리는 악어처럼 위선적인 사람도 있었으며, 우직하게 자기 갈 길을 가는 소와 같은 사람도 있었다. 다들 나와는 다른 것 같이 보였다. 그러나 알고 보면 상대방도 나와 같이 거부당하고 상처 입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작가는 이 책의 서문에서 말한다. '상처 없는 인간이 어디 있으랴'라는 랭보의 말처럼 상대방도 나와 같다는 것을 알고, 그에 공감하며 먼저 그 두려움을 내려놓아야 '건강한 까칠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첫 번째로 내 의견에 대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알지도 못하고 주장만 하는 것은 까칠한 것이 아니라 무식하고 거친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나의 의견을 주장하며 생기는 갈등을 수용하고 해결하기 위해 이해와 애정의 감정을 가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매너를 지켜야 한다. 음식도 날 것으로 먹으면 배탈이 나서 익혀 먹듯이 무작정 날카로운 가시로 상대를 찔러 위협하기보다는 그 감정과 언어를 매너라는 도구로 뭉툭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이 '건강한 까칠함'이 핵심 주제어이자 이 책을 찾는 독자들의 목표일 것이다. 그리고 '까칠해지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여러 인용구를 통해 작가는 표현한다. 책의 내용은 작은 글씨로도 300페이지를 넘길 만큼 방대하지만 내가 여기서 얻은 것은 두 ㄱ지이다.


 먼저 상대와 공감해야한다. 상대방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에도 대학시절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못해 아픔을 겪은 경우가 있었기에 이 대목에 공감했다.


 두 번째로, 먼 옛날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듯이 우리는 스스로를 알 필요가 있다. 재미있는 것것인데 은, 마치 내향성 발톱과도 같이 우리 고슴도치에게도 자신에게 향하는 가시가 있다는 그것은 서서히 상처를 좀먹어가게 하며 어느 순간 곪아있는 것을 발견하게 한다. 죄책감이나 자괴감, 피해의식, 자살욕구 등이 그것이다.


 이에 우리는 상대와 공감하는 것의 반대로 자신의 내면과도 대화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케이블 TV의 한 프로에서 출연자들이 정신과 진찰을 받는 장면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출연했던 연예인들 중 과반수가 조울증이나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 중에는 정도가 심해져가면 우울의 증세를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멀리 보면 유명한 코미디언 짐 캐리도 이와 같은 우울증상을 보이기도 했고, 가까이 찾아보면 우리의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피해의식이나 자기도피 등으로 우울의 늪에 빠져든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비단 유명하고 부담을 많이 받는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나는 이 대목을 읽고 마음이 마치 안경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알듯이 깨끗하게 보려면 우선 흐려진 안경알을 닦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남들과의 소통을 원한다면 우선 자신의 내면의 바다가 흐려져 있지 않은가 살피고 만약 그렇다면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화해를 이끌어 내 수면을 맑게 만들어야 한다.


 작가는 이 책에서 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내 잘못이나 과오를 되돌아보고 맞서는 것을 당연하다고 표현한다. 덮어두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정신이 병든 사람들이 많은 것은 오히려 감추려고 하다가 그 역치를 어느 순간 돌파해 더욱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정한 나를 긍정하고 남을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심플한 답을 이끌어내고자 이 책에 담겨진 수많은 사례들과 그 이야기 하나하나에 덧붙여진 작가의 생각들은 보는 이에게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생각나게 해 주고 스스로의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게끔 만든다.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풍파를 겪게 된다. 자연 재해, 예를 들면 태풍이 찾아올 경우 농가나 해안가 쪽은 열심히 대비하기 마련이다. 비닐하우스를 좀 더 두껍게 하고, 배를 더 탄탄하게 묶는 등.. 대비하면 할수록 최소한의 피해만 남기고 지나친다는 것을 알기에 그러는 것이다. 인간관계도 이와 비슷하다. 다만 상대가 나에게 재난일 수 있듯이 나도 상대에게 마찬가지라는 것만이 다를 뿐이다. 나를 위해, 나아가 상대를 위해 우리는 조금 더 '까칠해질' 필요가 있겠다. '건강한 까칠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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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oveoc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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