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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인, 특히 전자공학도들이 많은 정보를 얻어가길 바라며.. 책 냄새가 나는 블로그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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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결혼했다 느낀점'에 해당되는 글 1

  1. 2013.04.30 아내가 결혼했다 (박현욱 저)

영화로도 나왔죠? <아내가 결혼했다> 손예진이 주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책으로 먼저 접해보았답니다.


아내가 결혼했다.


 이중 결혼생활이란 내용을 가지고 주인공은 끊임없이 고뇌하고 괴로워한다. 여자를 사랑하나 그 여자는 매우 특이한 사상(?)을 가진 사람이었다. 주인공과도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고 싶고, 다른 남자도 다른 매력에 끌려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불륜을 그린 드라마속의 흔한 내용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차라리 그랬다면 흥미 있게 봤을 것이다. 이 여자는 아주 특이한 제안을 한다. 셋이 함께 살면 어떻겠냐고.... 조선시대에 일부다처제는 존재했지만, 이것은 일처다부제... 일반인, 아니 대한민국 사람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그런 말을 한다. 주인공은 물론 대한민국의 일반적인 사람일 뿐 이었기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어이없어 한다. 이 미친 여자와는 이혼해야겠구나 라고 결심하고 이혼하려 해보지만, 그 여자는 눈물을 흘리며 너무나 슬퍼한다. 그렇게 슬퍼하면서 왜 굳이 이 두 남자를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하는지 이해 못하는 주인공은 나의 모습이자 우리의 모습이었다. 이 책은 그렇게 두 편을 가른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는 철저하게 주인공 남자의 모습이 되어버리게 만들고(여자 독자가 읽었을 경우도 있겠지만 일단 그것은 배제했다.), 일처다부제가 틀리지 않은 생각이라 설득하고 있는 여자, 또 한없이 답답하기만 한 제3자인 또 여자가 사랑하는 순하디 순하기만 한 남자(3자라 칭하자). 그 3자는 여자에 너무 수비게 수긍해버리고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일반적인 소극적인 사람, 즉 그런 독자의 모습을 대변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딱 이 세명이다. 세명의 이야기를 이토록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역량이 놀랍다. 겨우 두 번째 내는 소설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글 속에 뼈가 있다. 고정관념과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뚜렷하게 구분 짓는 흑백논리에 대한 격렬한 비판을 하고 있다. 책의 반이 여자에 대해 주인공이 답답해하고 화내는 내용이고, 나머지의 반이 여자가 설득하는 애용이다. 끊임없는 줄다리기 속에서 그 책을 읽고 있는 나는 패배해버렸다. 내가 주장할 수 있는 논리는 전 세계적으로 일처다부제가 존재하는 곳은 없다. 라는 것 뿐이었고, 그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동성애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을 욕할 뿐 그들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게 아닐까? 이것은 무조건 안돼! 라고 여겼던 것에 대해 어떠한 의심도 안해 본 것이 아닐까? 변화하지 않는 자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런 사상에 관해서는 괜한 고집을 부리고 있었던 게 아닐까? 역발상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고정관념 속에서 변화하겠다고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발버둥 친 것 아닐지, 고민에 빠지게 하는 책이었다. 억울하지만 여자에게는 설득력이 있었다. 주인공 남자를 결국 설득시키는 과정 속에서 너무나 답답했지만, 나도 마땅히 반론할 수 없었다. 축구 경기에 비교한 이 책을 표현을 빗대면 완벽한 패배였다. 하프라인도 넘지 못해보고 화만 내고 끝난 경기랄까?


 이 책의 표지에는 축구공이 잔뜩 그려져 있다. 주인공이 프리메라리가의 레알마드리드의 열렬한 팬이었고, 여자는 바르셀로나의 팬이었다.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를 클래식 더비라고 하는데, 이 치열한 경기는 그들의 위치와 관계를 빗대어서 한 이야기 아니었는지 추측해본다. 예전부터(조선시대부터만) 남자란 존재는 강했다. 그리고 여자란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고 하급자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고, 여성의 힘이 강력해져 이제는 대등할정도로 상승했다. 그 대등한 관계 사이에서 끊임없이 싸우며 클래식 더비를 하고 있는 모습은 우리 일상속의 남성과 여성의 모습이었다. 이제 예전의 이야기를 운운하며 찍어 누를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시대가 지난만큼 남성들은 변화해야 한다. 작가는 그런 변화에 소극적인 남성의 모습과 적극적인 페미니스트들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이런 책을 낸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결말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들은 결국 뉴질랜드라는 유토피아로 떠나며, 실제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만약 지금의 남성이 변화에 적극적이었으면 이 글의 결말은 뉴질랜드로 이민 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해피엔등으로 잘 먹고 잘 살았다가 되지 않을까 싶다. 또, 남성은 끝까지 그런 여자에 대해 포기한다는 행동을 취하고 수긍하기만 하는데, 그런 모습은 아무리 말해도 변화를 하기 두려워하고, 찌들어버린 현대인의 남성상을 대변한 조롱이었다.


 지금 내가 배워 온 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 한 번 더 의심하자. 그런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내 고정관념을 버리고 업무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자. 엄청나게 빠른 시대의 속도감에 멀미하지 않고, 조금은 버틸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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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oveoc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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