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loveoclock
공대인, 특히 전자공학도들이 많은 정보를 얻어가길 바라며.. 책 냄새가 나는 블로그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헤르만 헤세의 책 중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독후감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

 

 

 


 "수레바퀴 아래서"는 워낙 유명한 책이긴한데 이제서야 봤다. 오히려 지금보니 와닿는 내용이 왜이리 많을까? 한스 기벤라트라는 주인공은 헤세의 분신이다. 한스는 시골에서 촉망 받는 학생으로서 그 어려운 주시험을 통과하고 신학교에 입학한다. 우리나라로 친다면 명문고등학교에 입학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허영심이 강한 졸부 아버지와 지역사회는 한스를 신학교에 넣고자 안간힘을 쓰고 한스는 당당히 합격한다. 그리고 자신의 학업 때문에 잊혀진 어린시절의 추억을 뒤로하고 새로운 야망과 이상으로 신학교에서 생활하고자 굳게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그 공간에서 주는 종교적, 권위주의적 압박은 순수한 청년의 가슴을 도끼로 내려찍어 마치 규격화된 나무조각이라도 만드는 것처럼 낡은 보수 전통의 굴레, 근대적 합리적 권력관계를 학생들 사이에 점치듯이 그를 압박한다. 교장과 선생의 권위에 순수했던 소년들은 청년이 되가는 시점에서 "수레바퀴 아래" 깔리지 않도록 다 동화했지만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문학소년인 하일너는 반항자로서 자유를 위해 수도원을 떠났고 한스는 결국 이상도 실현 못하고 현실에서 하일너의 든든한 정신적 동반자로서 수도원에서 생활하다가 결국 압박에 못이겨 신경쇠약에 걸려 그곳에서 나오게 된다.


 어린시절의 순수함과 추억을 억지로 잊으면서 숨막히는 가정과 지역사회, 수도원에서 자신의 정체성도 없이 그저 "기계적"으로 살아온 한스에게 유일한 낙은 바로 자신의 이상실현이었다. 그런 그가 보수적인 교장과 선생 집단에 짓눌려 신경쇠약에 걸려 학교를 나온다. 이런 파멸을 헤세는 낭만적인 선율로 연주하듯 글을 써내려 간다. 이부분이 정말 애수에 찼다고 할까?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신경쇠약에 걸려 하루하루를 지옥같이 보낸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살리고자 고향산천을 돌아다니지만 벌써 잊혀진지 오래다. 그러다가 옛날에 알던 소녀 '엠마'를 알게 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그녀는 그를 갖고 놀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버렸다. 한스는 너무 비탄에 빠져 엘리트로 올라가던 그 길, 어린 시절의 순수함을 모두 잃어버리고 정체성도 잃어버린채 그야말로 '아웃사이더'가 되버린다. 결국 기계공이 되기로 한 그는 공장에서 견습공으로 일하게 되고 어느 날 동료들과 술을 먹고 집에 귀가를 안하다가 다음 날 강가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다. 한 인간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라지다니.. 그에게는 참된 동반자도 없었고 오로지 "촉망했던 미래를 올라봤던 아이"라는 수식어만 남게 된다.


 한스는 우리의 분신인 것 같다. 수레바퀴 밑에 깔리지 않도록 발버둥 치는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과 20대들. 아웃사이더로 자신만의 숭고한 이상이나 순수함, 즐거움을 갖는 사람들은 심하면 왕따, 주류사회로부터의 소외로 점점 잊혀간다. 당시 보수적인 독일사회에서 낭만주의자들의 애절한 분투가 돝보인다. 그 아웃사이더들은 결국 기성의 늪에서 동화되어 한 마리의 쓰레기로 남는가 평범하게 사느냐 이것을 점칠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의 생각이고 헤세는 나보다 더 폭넓게 이런 인생들을 바라보고 있다. 헤세는 오래전에 죽었지만 그는 항상 이런 사람들을 뒤에서 응원하고 뒷받침 해줄 것이다. 우리의 이웃, 친구, 동생들이 당당히 사는 그 날을 위해 ... 그리하여 헤세는 자신의 분신인 '한스'를 죽이면서 마음 속으로 자신이 새롭게 태어나고자 한 것이 아닐까? 이것도 물론 나의 생각일 뿐이다.


 인생은 난관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 난관의 굴레는 모두 인간이 만들었다. 지금도 미래도 계속 될 것이다. 어찌보면 헤세의 낭만주의적 시각은 개인주의로 축소되어 '수레바퀴에 깔리지 말아야지!'라는 해석을 줄 수도 있다. 학생 때 입시투쟁을 위해서 그렇게 살았고 20대가 되어서 취업을 위해 그렇게 살았다. 그렇게 살지 않은 경우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허무하게 그저 체념이나 방관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독자들이 문학책의 쉬운 해석에 빠지지 않았으면 한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해석의 시험이자 결과이다. 다들 자신만의 해석을 즐기기를 바라면서..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다 읽으신 분은 VIEW를 꾹 꼭 눌러주세요^_^

posted by loveoclock